3일차: 구현할 아이디어를 결정하고 구체화하기
📋 일정
- 오전: 각자의 스케치를 평가하여 어떤 스케치를 구현할지 결정하기
- 오후: 결정한 스케치에 대해 스토리보드(프로토타입 설계도) 작성하기
😫 하루하루 기진맥진
하루하루 기진맥진이다. 원래는 낮에 스프린트하고 저녁에 다른 일을 하겠다고 계획해놨는데 3일째 집에 도착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병행 불가다.
내일 스토리보드 스케치는 실제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FigJam 보드에 바로 그려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실제 구현 단계에서 스케치를 바로 가져다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간식타임
오늘은 귤을 한 상자 들고 왔다. 팀원분들이 어제 아침에 샌드위치를 잘 먹었다며 각자 간식과 빵을 사오셨다. 활동 시작하기 전에 빵을 나눠 먹으며 오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가지 주의사항
- 오늘은 정말 많은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한 번의 결정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 스토리보드를 그리다 보면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오를 텐데 우선은 접어두고 선택된 아이디어에 집중하자.
책에서 이 부분을 강조하길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다. 오후에 본격 스케치를 그리며 그 진의를 알게 되는데…
✅ 오전: 어떤 스케치를 구현할지 결정하기
예상과 달리 너무나도 일사천리로 잘 진행돼서 오히려 시간이 많이 남았다.
3일차 오전 활동은 규칙이 매우 형식화되어 있어서 규칙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토론 없는 의사결정이라는 게 아직 꽤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중간 결과물의 퀄리티를 봤을 때 매우 만족한다.
특히 결정권자 분이 진중함과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결정을 해나가주셔서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팀 역학관계의 중요성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좋은 결정권자 분과 팀원들을 만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팀 내의 미묘한 역학관계의 차이에 의해서도 진행 양상이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 최소한의 시너지를 보장할 수 있도록 스프린트 결정권자를 위한 가이드북, 스프린트 팀원을 위한 가이드북 같은 안내서를 제공해드리면 좋을 것 같다.
4명 팀의 제약
오전 중에 경우에 따라 하나의 스케치에 집중할지 아니면 두 개의 스케치를 두고 경합을 벌일지 결정하는 단계가 있는데 팀원이 적은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두 개의 스케치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게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오후 활동도 두 갈래로 나뉘어서 해야 하고, 각 스케치를 책임지는 결정권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럼 추가로 한 명이 임시 결정권자를 맡아야 하는 것인지? 상상만으로는 몇 가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4명에서는 어려워 보였다.
🌋 오후: 결정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스토리보드로 바꾸기 but…
WOW. 인간은 토론의 동물인가?
호모 토로니쿠스… 2일차에 억제해온 토론의 DNA가 용암 분출하듯 터져나와서 진행자로서 컨트롤하기 매우 어려웠다.
오전 활동이 일찍 끝나서 약 30분 정도 여유가 생겼는데, 그때 귤을 까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그게 약간 도화선이 된 것 같다. 스프린트의 저자도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나 보다. 그래서 책에서 앞서 말한 두 가지 주의사항을 강조한 것 같다.
토론이 길어진 이유
스프린트마다 토론의 불씨가 켜지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우리의 경우 장기 목표에 남아있던 약간의 모호함 때문에 이야기가 길어졌다.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하자!”라는 장기 목표가 합의되었을 때에는 “온라인 상에 자기 의견을 남길 수 있는 장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솔루션이 흘러가겠구나…”라고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는데, 선택된 스케치는 간접적인 전략으로 해당 목표에 접근하거든.
그런데 그 사실에 대해서 명확한 정렬이 안 되고 이후 과정이 진행되다 보니 “앗, 잠깐만요. 우리 장기 목표를 놓친 거 아니에요?”라는 의견이 갑자기 튀어나온 거다.
이야기를 약간 끊는 차원에서 2시 50분에 “잠깐 쉬고 3시에 이어서 이야기합시다”라고 했는데, 쉬는 시간에도 이야기가 이어져서 결국 쉬는 시간의 구분 없이 3시 45분 정도까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진행자로서 정신을 잃다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대화가 이어지다 보니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어떻게 마무리했나
1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금 이야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진행을 위해서 어느 정도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지금은 목표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아까 우리가 어떤 스케치를 구현할지 투표할 때에 분명히 목표와 질문을 바탕으로 충분히 숙고해서 결정을 내렸고, 팀장님도 마찬가지로 고민해서 결정해주셨으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의 관점이 아니라 ‘아까 우리는 어떤 부분에서 이게 목표와 부합하다고 느꼈는지’의 관점에서 이걸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토론을 종료하고 다음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포스트잇으로 정리된 스토리보드
벽에 정리된 최종 스토리보드
🔮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온다면?
감이 잘 안 잡힌다. 매번 너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서 같은 상황이라고 인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
장기 목표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합의해야 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월요일에 목표를 설정하는 토론을 더 길게 가져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래는 점심을 먹고 나면 바로 오후 2시부터 외부인 피드백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팀이 그동안 쌓아온 맥락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미리 시간 분배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 3일차 교훈
- 토론 없는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가 잘 작동한다
- 하지만 팀 역학관계와 결정권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 귤은 맛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먹자 (토론 도화선 주의)
- 장기 목표의 모호함은 나중에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 진행자는 대화의 맥락을 정확히 캐치하고 적절한 지점에서 갈무리해야 한다
- 4명 팀은 경합 방식 진행이 어렵다